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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녀에게 / 문병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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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정남
댓글 2건 조회 2,888회 작성일 14-02-21 22:55

본문

* 지금 금강산에서는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60년동안 헤어졌던 혈육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별이 너무길고 슬픔이 너무 긴 세월이었습니다.  면도날  위라도

   가슴에 노둣돌을 놓고서라도 그들은 꼭 만나야 합니다.   -  정남  



직녀에게

                                         

                                                             문병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그대 몇 번이고 감고 푼 실올

밤마다 그리움 수놓아 짠 베 다시 풀어야 했는가.

내가 먹인 암소는 몇 번이고 새끼를 쳤는데,

그대 짠 베는 몇 필이나 쌓였는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사방이 막혀 버린 죽음의 땅에 서서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유방도 빼앗기고 쳐녀막도 빼앗기고

마지막 머리털까지 빼앗길지라도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한다.

우리들은 은하수를 건너야 한다.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을 딛고 건너가 다시 만나야 할 우리,

칼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이별은 이별은 끝나야 한다.

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가슴과 가슴을 노둣돌 놓아

슬픔은 슬픔은 끝나야 한다, 연인아.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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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님의 댓글

정영애 작성일

잠깐 외출한 시간이 60년이 되어버린 아버지. <br />재롱둥이 딸은 할머니가 되어 아버지를 만났으니.....<br />아버지의 외출은 아직도 계속되고.  <br />이별이 너무 길었고 슬픔 또한 길어서... 아픈.<br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비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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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희님의 댓글

지영희 작성일

이 노래,<br />어느 해인가 처음 직접들었을 때의 감동이 새롭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