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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원숭이 ‘이모’가 되어야 한다 / 김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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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정남
댓글 1건 조회 2,544회 작성일 14-07-1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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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어린 원숭이 ‘이모’가 되어야 한다
발행일 : 2014.07.07 [1162호] / 2014.07.07 11:12 등록/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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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헌 시인·문협 속초지부장
‘사는 이야기’라는 칼럼에 오늘 이 글이 10번째 글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코너인데, 나는 딱딱한 교육에 관한 이야기만 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직업병이다. 오늘은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지난 몇 년간 나는 초등학교의 선생님과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다중지능과 진로교육’, ‘우리 아이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 ‘두뇌를 알면 아이가 보인다.’, ‘자녀와의 대화법’ 등 몇 가지 주제를 가지고 강의를 다니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관련 도서를 꾸준히 읽고 그것을 현장에 접목해 본 뒤, 나름대로 터득한 이론과 실제를 아이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님들과 공유하고, 그 공유의 과정을 통해 교육의 작은 변화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관내 00초등학교 학부모님들과 ‘다중지능과 진로교육’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그런데 강의를 다닐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님들의 생각이 너무 과거의 트렌드에 매여 있다는 답답함이다. 물론 그것이 그들의 잘못만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구조와 교육의 현실이 그들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느리게 하는 족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족쇄를 탓하며 손을 놓고 끌려가기에는 우리 아이들의 내일이 너무나도 소중하다. 내가 강의를 하는 주제는 결국 들여다보면 우리 아이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들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어른들이 먼저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내가 먼저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변화라는 단어가 말로는 쉬운데, 행동으로 옮겨가기가 쉽지 않다는 게 항상 문제이다.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 할 때,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이야기가 바로 송인혁의 ‘화난 원숭이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라는 책에 소개된 원숭이 ‘이모’의 이야기다.
1952년 일본의 미야자키 현의 고지마라는 섬에서 영장류를 연구하던 과학자가 원숭이들에게 흙이 묻은 고구마를 주고 어떻게 먹는지 관찰했다. 처음에 원숭이들은 손으로 흙을 털어내는 등의 꾀를 냈다. 그러던 어느 날 생후 18개월 된 암컷 원숭이 ‘이모’가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기 시작했다. 그 후 이모의 또래 및 어미 원숭이도 고구마를 씻어 먹었고 이런 변화는 다른 어린 원숭이와 암컷 원숭이를 중심으로 서서히 퍼져나갔다. 또한 모래와 섞인 밀을 제공하자 물에 던져 모래를 가라앉히고 물에 뜬 밀만 건져 먹는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나이 든 원숭이와 대다수 수컷들은 여전히 고구마를 씻지 않은 채 먹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시간이 흐르자 고지마와 멀리 떨어져 있는 다카자키야마에 사는 원숭이들까지도 고구마를 씻어 먹었다. 동식물학자인 라이얼 왓슨은 어떠한 접촉도 없던 원숭이들 사이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 행동을 ‘100번째 원숭이 효과’라고 명명했다. 이후 이 용어는 어떤 행위를 하는 개체의 수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그 행동이 급속히 확산되는 현상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이고 있다.(일부 학자들은 단순한 우연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야기의 과학적 검증을 떠나 이모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하나의 작은 변화가 결국은 전체의 변화를 가져오고, 그것이 또한 멀리 떨어진 곳까지도 변화를 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여러분이 자녀교육에서 진로를 고민하든, 자녀와의 소통을 고민하든, 자녀의 학습방법에 대해 고민하든, 그 고민만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되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모’의 고구마 물에 씻기가 우연이든, 창의적 발상이든 변화의 시작은 새로운 행동의 실천이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변화를 원한다면, 더욱이 우리아이들의 바람직한 변화를 바란다면 고지마의 ‘나이 먹은 수컷 원숭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어린 원숭이 이모’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이 먹은 수컷 원숭이’가 아니라 ‘100번째 원숭이’가 되기 위해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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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지역사회에  문화 예술이 고구마 씻어 먹이는 이모 원수이 처럼 확산 된다면 <br />세상은 아름답고 윤택해지겠지요? 바쁘신 가운데 좋은 글 명주실 처럼 봅아 내시는 군요.<br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