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title03.gif

설악신문 2014.08.11 게재 -사는이야기 / 아빠의 존재 이유(김종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서미숙
댓글 6건 조회 3,511회 작성일 14-08-13 11:19

본문

아빠의 존재 이유

                                                                                                                                                                           김종헌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 주셔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몇 년 전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낭독되어 화제가 되었던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아빠는 왜’라는 동시 내용이다. 이 동시로 인해 인터넷상에 한국사회에서 아빠의 존재가치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어느 네티즌은 ‘아빠는 엄마를 이해해주고, 냉장고에 먹을 것을 채워 넣어 주고, 강아지 사료주려고 존재한다’고 자조적인 답 글을 올렸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엄부자모(嚴父慈母)라 하여 자녀교육의 일부로써 아버지의 역할이 분명히 존재했었다. 그런데 경제발전이 최우선 가치로 자리매김하면서 아버지의 존재이유가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또는 남보다 더 빠른 승진과 보수를 위해 새벽별을 보며 출근을 하고 저녁달을 보며 아이들이 모두 잠든 뒤에 퇴근하는 것이 아빠의 역할이 되고 아이의 교육에서 모든 것이 엄마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그저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하여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가 회자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자녀교육에서 우리 아버지들은 잃어버린 자리를 되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자녀교육에서 아무리 똑똑하고 열성적인 엄마라 할지라도 아빠의 역할을 대신 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자녀 교육에 관한 일부 보고서를 살펴보면, 아버지가 육아와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우 아이들의 정서적, 사회적 행동이 달라지고 공격성이 낮아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자녀의 아버지에 대한 인식은 엄마가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아이들도 영향을 받는다. 엄마가 아버지를 긍정적인 존재로 인식해야 아이들이 아버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게 된다고 한다.
다행히 근래에 자녀교육에 관한 아빠의 역할에 대해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연예인들과 그들의 자녀가 텔레비전이라는 막강한 매체를 통해 우리가 내는 시청료와 광고료로 캠핑과 여행을 다니고, 심지어는 해외여행까지 가족단위로 다니는 행태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 프로그램이 가지는 기본적인 콘셉트인 자녀와의 교감을 통해 아버지의 역할을 몸으로 체득하는 ‘아빠! 어디가’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같은 육아 프로그램을 보면서 젊은 아빠들 사이에 캠핑과 여행이 늘어나는 것은 상당히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신조어의 키워드는 ‘아빠’다. 아이와 잘 놀아주는 아빠 ‘플대디’(Play+Daddy), 친구 같은 아빠 ‘프레디’(Friend+Father),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아빠 ‘스칸디 대디’(Scandi Daddy) 등에서 희망을 본다. 지난주 청대병설유치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교육 강의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아버지 한 분에게서, 교육청에서 실시한 다중지능과 진로교육의 5일차 강의를 퇴근 후 저녁시간에 한 번도 빠지지 않는 의사 아빠의 모습에서 나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조금씩은 더 행복해 지리라 믿는다.
우리 젊은 아빠들은 내가 지금 왜 열심히 일하는지를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아야 한다. 단순하게 아파트 평수를 더 늘리기 위해서, 남보다 더 좋은 자가용을 타기 위해서라는 경제적 이유가 우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 중에서 가장 큰 이유는 내 자식들에게 보다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아이와 놀아주는 아빠, 이야기책을 읽어주는 아빠가 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이가 아빠를 필요로 할 때, 거기에 당신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아이 입에서 ‘아빠는 왜 있지?’ 소리가 언제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설악신문 2014.08.11 

댓글목록

profile_image

노금희님의 댓글

노금희 작성일

오늘 설악신문엔 볼거리가 많이 실렸습니다^^

profile_image

지영희님의 댓글

지영희 작성일

세상의 모든 아빠 되시는 분들, 힘내세요.<br /><br />우리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 실천하며 산다는 것이 무척 힘듭니다.<br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요.

profile_image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좋은 글 잘 잘읽었습니다. 가정의 중심에 서있는 아버지와  남편의 자리를 <br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군요

profile_image

최명선님의 댓글

최명선 작성일

맛있고 영양가 있는 글 늘 감사히 읽는답니다.<br />미숙씨도 감사 !!

profile_image

박명자님의 댓글

박명자 작성일

한국의 여성들이여/ 남성의 권위를 좀 살려주도록 하자/ 가정에서 직장에서 남성의 기를 살리는 운동에<br />모두 힘쓰도록하자.

profile_image

정영애님의 댓글

정영애 작성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