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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 신과 어머니 /김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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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정남
댓글 2건 조회 2,684회 작성일 15-02-0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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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 신과 어머니
발행일 : 2015.02.09 [1191호] / 2015.02.09 10:34 등록/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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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들었다.’ 유명한 유대 속담의 하나이다.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장 잘 나타내는 명언이다. 최근 모든 매스미디어에서 가장 뜨거운 꼭지로 다루는 사건이 어린이집 아동학대 건이다. 그리고 그 사건의 원인을 여러 가지 시각에서 바라보고 해석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보육교사의 자질과 열악한 보육시설의 환경을 아동학대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대책으로 아동학대 교사와 어린이 집에 대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과 어린이집 폐쇄회로 CCTV 설치 의무화 계획, 가해자의 이름과 어린이집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 또한 학부모들에게 CCTV 영상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아동학대 신고포상금도 2,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리고 보육교사 선발에 국가시험이 도입되고 채용과정에서 인성검사와 아동학대 범죄전력 조회를 의무화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 대책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극히 지엽적인 문제만을 건드리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나무의 몸통은 보이지 않고 가지만 보이는 이상한 그림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도 그 대책에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인 아이의 양육에 대한 부모의 역할에 대한 성찰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양육, 교육, 보육에 대한 개념을 간단히 살펴보자. 먼저 양육은 아이를 잘 자라도록 기르고 보살핌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고, 교육은 교사가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고 바람직한 인성을 갖도록 길러 주는 활동을 의미한다. 보육(保育)은 유아 및 아동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호, 양육하고 영유아의 발달 특성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보육시설 및 가정양육 지원에 관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의미하며, 배려와 교육이 일체화된 개념이다.
즉 위의 개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양육은 부모의 역할이며, 교육은 학교의 교사들의 역할이고, 보육은 지역사회나 기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아이를 기르는 데 있어서 위의 세 가지 개념이 하나가 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양육을, 학교에서는 교육을, 사회에서는 보육을 담당하는 시스템이 하나의 순환 고리로 제대로 연결되고 원활하게 돌아가야만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교육시스템에서 위의 세 가지가 이상하게 엉켜 버리기 시작했다.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경쟁적인 교육체제와 성과위주의 사회구조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원인은 우리사회의 가치구조에 경제적인 가치가 최상위를 차지하고 여성들의 권리와 사회적 욕구가 신장되면서 가정에서 양육의 기능이 현저하게 약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들의 학교폭력, 게임 중독, 아동 학대 등 아이들과 관련된 잘못된 사회적 현상은 결코 아이들 탓이 아니다. 그렇게 만든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며,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게 만든 사회의 구조적 모순 때문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남의 탓만을 할 것인가? 나는 오늘 이 이야기에서 누구의 잘못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을 들여다보고 이제부터라도 다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양육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곱씹어 보고, 학교에서는 교육의 의미와 방법을 고민해야 하며, 사회는 보육의 개념을 현대 사회의 구조 속에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익광고로 유명해진 ‘부모와 학부모의 차이’를 다시 한 번 음미해 보고 싶다.
‘부모는 멀리 보라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 입니까?/ 부모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길, 참된 교육의 시작입니다.’
우리 모두는 신을 대신한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김종헌
시인·속초문협 지부장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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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금희님의 댓글

노금희 작성일

항상 좋은 글 신문을 통해 읽게 되니 늘 기다리게 됩니다.^^<br />경제논리가 우선인 시대에서 교육과,양육,보육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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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자님의 댓글

이은자 작성일

구구절절 맞는 말씀.<br />설악신문에서 만나는 김 교장선생님은 우리 [갈뫼]의 짐꾼과는 <br />또 다른 면모를 지녔으니 우리가 알아 모셔야 함이 옳을 것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