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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아이들이 빨간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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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미숙
댓글 0건 조회 1,479회 작성일 17-07-0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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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아이들이 빨간불입니다
등록날짜 [ 2017년05월08일 11시39분 ]
글-김종헌
미시령의 푸르른 산자락이 영랑호와 동해바다에 발을 내밀어 물빛마저 더욱 싱그러운 5월이다. 부처님 오신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대통령선거일이 징검다리 연휴로 겹치는데다, 학교현장은 어린이날 기념 체육대회와 학교장 재량 휴업일, 현장학습일로 5월의 시작이 어수선하다. 이럴 때 일수록 학교현장에서는 각종 안전사고가 가장 우려 된다.
 2016년 보험개발원의 통계에 의하면, 가정의 달 5월에 어린이 교통사고가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피해 어린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어린이(만 12세 이하) 교통사고 피해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달은 5월(9.9%)과 8월(10.8%)이었다. 전체 교통사고가 10월(9.2%)과 11월(9.1%)에 많은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그 이유는 어린이 야외활동량이 많은 5~10월 사이, 특히 행사가 많은 5월과 여름방학철인 8월에 어린이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통사고 피해자 중엔 초등학교 1학년(연 평균 9,249명)이 가장 많았다. 이어 2학년(연 평균 8,438명), 미취학 아동(7,958명) 순이었다. 초등학생의 경우 학년이 높아질수록 교통사고 피해 건수는 줄어들었다. 1학년생은 학교 입학으로 접하게 된 낯선 교통 환경에 미처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며, 특히 1·2학년생은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다가 사고가 일어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린이 교통사고는 10건 중 4건이 주말에 발생했다. 토요일(22.7%)과 일요일(19.7%) 발생 비율이 평일의 두 배 수준이다. 시간 대 별로는 평일은 학원이 끝나고 귀가하는 시간대(오후 4~6시)에 사고가 집중됐고, 주말은 오후 시간대(오후 1~5시), 특히 오후 3시에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3월 학교현장으로 돌아가자마자 학교 등굣길에서 노란 깃발을 들고 교통지도를 나선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 학교로 들어가는 만천 사거리 길은 아침 8시 10분부터 45분까지 고성과 양양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차량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의 차량들로 매우 붐빈다. 특히 8시 20분에서 30분 사이의 10여 분간은 두 개의 아파트 단지에서 등교하는 아이들과, 조양동 쪽에서 시내버스로 등교하는 아이들이 겹쳐서 횡단보도가 가득 넘친다. 그 10분이 매우 위험하다. 특히 우회전 차량들이 매우 조심해야 한다. 삼환아파트 쪽에서 오는 도로에서 경찰서 방향으로 우회전 하는 차량과 하우스스토리 아파트에서 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우회전 하는 차량들은 늘 횡단보도를 의식하고 운전해야 한다. 또한 조양동쪽에서 오다가 대우아파트를 끼고 도는 우회전 차량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그 곳은 신호등도 없는데다, 아이들을 하차시키는 차량들이 많이 정차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등하교시 마다 이 곳 사거리는 늘 교통사고의 발생요인이 상존하는 것이다. 우선은 어른들의 잘못된 운전 습관 때문이다. 직진과 좌회전의 녹색불에서 정지의 빨간불로 바뀌기 전 잠시 황색 불이 켜진다. 당연히 그 황색불은 정지신호와 같다. 그런데 일부의 운전자는 더 빨리 지나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황색불이 들어오면 내가 교통깃발을 들어 올리는데도 아직 횡단보도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무시하고 지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더 황당한 것은 보행자 신호가 녹색으로 바뀌어 저 쪽에서 아이들이 오고 있는데도, 차 앞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냥 지나가려는 시도를 하는 운전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작은 규칙조차 지키지 않은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의 등하굣길을 늘 위험하게 만든다. 더욱이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만큼 주의력이 깊지 못하다. 자기가 건너야 할 횡단보도가 녹색불로 바뀌면, 저 멀리서부터 뛰어와 좌우를 살피지도 않고 길을 건너려고 한다. 아이를 탓할 일이 아니다. 그런 아이들의 특성을 우리 어른들이 이해하고 기다려 줘야 한다. 그 곳이 횡단보도이든 아니든, 우리는 아이들을 걸어 다니는 빨간 불로 생각해야만 한다. 
김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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