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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주제발표>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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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춘만
댓글 0건 조회 2,327회 작성일 02-03-23 11:24

본문

반어적 상상력이 보여주는 힘
김춘만

1. 시작하며
「제 3의 문학」봄호에는 명지대 김석환교수의 '길 밖에 더 큰 길이'이라는 글이 <21세기 문학평론의 새로운 화두>라는 특집에 실려 있었다. 부제가 -이성선 시와 아이러니-라고 붙어 있어 관심을 갖고 읽어보았다.
이 글에서 김교수는 이성선 시 속에 사물에 대한 일상적 관념을 벗어나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반어적 상상력을 찾아내려고 하였고, 무욕 또는 무위의 삶을 갈망하는 그의 시 혼을 발견해 보려고 하였다.
반어적 상상력은 현대시가 지향해 나가는 아이러니를 발생시키는 창조성과 개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말에 동감하면서 함께 이 문제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2. 아이러니와 역설적 표현
아이러니는 표면적 진술과 실제 의미 사이의 상반성, 또는 두 요소 사이의 대조가 필수 요소이다. 따라서 시인은 물론 독자들은 대상의 표면과 이면에 내포된 요소를 동시에 보아야 한다. 즉, 대상을 실용적이고 시적인 관심,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떠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발견하는 반어적 상상력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밤하늘 위로 짐승 걸어가는 울음소리
그 아래 그들 똥을 받아
시를 쓰는 시인의 방

이런 날 밤
집 근처에 숨소리 가득 다가옴

하늘이 몰래 글씨를 쓴다

풀잎을 동그랗게 먹은
벌레 입자리가, 바로 그 상처가
하늘의 글씨다

당신 계시는 블랙홀들

길 밖에 더 큰 길이 있다.
-이성선<하늘의 글씨>전문-

순결하고 신성한 가치가 존재하는 하늘 - 천하고 불결하게 여겨지는 짐승과 똥
걸어갈 수 없는 하늘 위 - 걸어가는 짐승
시각적 현상과 이미지 - 청각적 이미지로 치환
하늘이 와서 글씨를 쓴다 - 시 쓰기의 노력과 고뇌 강조
벌레 입자리(빈자리) - 사라짐이 천상의 존재
벌레 입자리가, 그 상처가 하늘의 글씨 - 시인과 벌레 동일시
블랙홀 - 절대 무 - 길 밖의 더 큰 길

3. 마치며
시인이 시에 창조성과 예술성을 어떻게 주고 있는가는 영원한 과제가 될 수도 있다. 누구의 시도 넓은 의미에서 아이러니의 범주에 속할 수 있으나 감동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모두의 시가 그 범주에 들 수는 없는 것이다.
시라는 형식을 빌어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쏟아 내거나, 자신이 이해 못하는 이미지로 공허한 울림을 내는 것은 진정한 시인의 길이 아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성선시인이 고독하였으나 진정한 시인 이였음을 본고를 통해 재음미해 본다.



218.148.194.56이화국: 잘 읽었슴. 앞으로도 공부가 될 수 있도록 좋은 글 계재 바랍니다. [04/06-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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