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송 / 정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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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송
정수자
군말이나 수사 따위 버린 지 오래인 듯
뼛속까지 곧게 섰는 서슬 푸른 직립들
하늘의 깊이를 잴 뿐 곁을 두지 않는다
꽃다발 같은 것은 너럭바위나 받는 것
눈꽃 그 가벼움의 무거움을 안 뒤부터
설봉의 흰 이마들과 오직 깊게 마주설 뿐
조락 이후 충천하는 개골의 결기 같은
팔을 다 잘라낸 후 건져 올린 골법 같은
붉은 저! 금강 직필들! 허공이 움찔 솟는다
시집 『허공 우물』(천년의시작, 2009) 중에서
[출처] 금강송 - 정수자시인|작성자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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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물결(조외순)님의 댓글
물결(조외순) 작성일
<p>권선생님! 다들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보이지 않는 우리 둘만의 데이트...</p>
<p>묘한 기분입니당...ㅎㅎ 수고 많으셔요...ㅎㅎㅎㅎ</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