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과 함께 만주를 걷는다/김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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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 처도 그리고 어린 딸도
노을이 장엄하게 지는 심양의 저녁을 걷는다
뒤축 닳은 구두들이 길을 딛고 가고
사람들은 모르는 말들을 큰 소리로 주고받으며
우리 곁을 지나간다
그 장엄한 것들에 섞여 포도 몇 송이 사고
거스름돈을 찬찬히 챙겨 나오는 길
턱, 간신히 간신히만 밝은
가로등 아래 잠을 청하던 노숙자가
내 앞을 가로막는데 불쑥
오래전 내 할머니 냄새가 났다
이렇게 장엄하게 노을이 지고지는데,
어느 한 시절 백석도 이길을 걸으며
소수림왕과 광개토대왕을 생각했을 테고
또 국수를 먹었겠거니 생각하니
왠지 내 가슴엑도
문득 무슨 뜨끈한 것들이 왔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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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
과거와 현재 와의 가슴 저린 만남 --- 끝내 백석은 북쪽에서 돌아 오지 못하고 - 사랑하는 자야(김영한) 만이 남쪽에서 백석을 기다리다가 - 당신이 운영하던 천억원대가는 대원각 요정을 법정 스님께 시주하여 길상사 라는 사찰이 되었지요.- 그녀는 시주한 금액 천억원이라는 돈 이 백석의 시한 줄 보다 못하다고 말을 했지요. - 백석 또한 그 여인을 그리며 쓴 시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라는 시가 있는데 이루지 못할 그들의 사랑인듯 더욱 애절하네요. </p><p> 백석 시를 읽듯이 편안하게 다가 오는 김창균님 시 참 좋네요. -- 지영희 부회장님 좋은 시 올려 주셔서 감사 합니다요. 혹! 시간 나시거든 자주 좀 좋은 작품 올려 주시와요.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