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의 가을/ 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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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 올라가 메밀 베갯속을 널었다
나의 잠들이 좋아라 하고
햇빛 속으로 달아난다
우리나라 붉은 메밀대궁에는
흙의 피가 들어 있다
피는 따뜻하다
여기서는 가을이 더 잘 보이고
나는 늘 높은 데가 좋다
세상의 모든 옥상은
아이들처럼 거미처럼 몰래
혼자 놀기 좋은 곳이다
이런 걸 누가 알기나 하는지
어머니같았으면 벌써
달밤에 깨를 터는 가을이다
댓글목록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
시의 기교 표현 상상력도 좋지만 평범한 일상을 끌여들여 시로 묘사하는 이상국님 시 --- 참 좋지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