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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 배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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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정남
댓글 1건 조회 3,955회 작성일 13-06-0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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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배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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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파트에 십수년 째 살다가 보니

이웃들이

하나 둘씩 이사를 간다

기색도 없던 목련이 서둘러 핀 아침

익스프레스 차 둘레엔

밤내내 매듭을 지은 보퉁이들이 널려있다

 

눈길 맞추며 웃던 순간들

목련꽃처럼 부풀어

빙그레 실려간다

 

그래, 안녕이다

사다리를 접어 아파트를 떠나는 익스프레스 차 뒤를

베란다 안에 갇혔던 바람이 훌쩍 다라간다

 

목련 한그루가 순식간에 사라졋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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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희님의 댓글

지영희 작성일

<p>을씨년스러운 이사가 이렇게 낭만적일 줄이야.</p>
<p>정이 많은 시인이네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