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 배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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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배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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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파트에 십수년 째 살다가 보니
이웃들이
하나 둘씩 이사를 간다
기색도 없던 목련이 서둘러 핀 아침
익스프레스 차 둘레엔
밤내내 매듭을 지은 보퉁이들이 널려있다
눈길 맞추며 웃던 순간들
목련꽃처럼 부풀어
빙그레 실려간다
그래, 안녕이다
사다리를 접어 아파트를 떠나는 익스프레스 차 뒤를
베란다 안에 갇혔던 바람이 훌쩍 다라간다
목련 한그루가 순식간에 사라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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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지영희님의 댓글
지영희 작성일
<p>을씨년스러운 이사가 이렇게 낭만적일 줄이야.</p>
<p>정이 많은 시인이네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