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TV /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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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TV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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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텔레비젼이 실려 가고 있다
붕대 감듯 온 몸이
끈으로 묶여있다
파란 만장한 사연을 쏟아내던 스피커는
입을 꽉 다물고 있다
문풍지 우는 방으로
동네 사람들 불러 모으던 채널은 금이 갔다
배를 불쑥 내밀고
지구를 들어 올리는 꿈을 꾸던 브라운관이
백내장 낀 흐린 눈으로
길가 풍경을 바라보는
스위치를 누르면
생생한 이야기를 쏟아낼 것만 같은
시간의 쓰레기가
트럭에 실려 고속도로를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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