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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 최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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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3,272회 작성일 13-09-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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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최광림

 

어머니,

오늘은

당신의 치마폭에서

달이 뜨는 날입니다


아스라한 황톳길을 돌아

대 바람에 실려온

길 잃은 별들도

툇마루에 부서지는

그런 날입니다


밀랍처럼 곱기만 한 햇살과

저렇듯 해산달이 부푼 것도

당신이 살점 떼어 내건

등불인 까닭입니다

 

새벽이슬 따 담은

정한수 한 사발로도

차례 상은 그저

경건한 풍요로움입니다

 

돌탑을 쌓듯

깊게 패인 이랑마다

일흔 해 서리꽃 피워내신

신앙 같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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