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연리지 / 이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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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연리지 / 이정란
배롱나무가 펴 놓은 그늘 요에
노인 부부 누워 잠잔다
할아버지는 뺨으로 할머니의 손바닥을 받고
아랫배로 할머니의 오른발을 받친 채 잠이 들었다
초록 풀밭위에 핀
은색 겹꽃 한송이
두 그루 나무로 살았던 세월동안
각양 각색의 꽃송이 수없이 가꾸고
뽑아 냈을 것이다
제 그림자에 오랫동안 몸 포개놓을 수 있을 때
생에 마지막 마디에서 피어나는
은빛 연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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