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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김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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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정남
댓글 1건 조회 3,991회 작성일 14-04-11 05:27

본문

 

낙화

김문경

 

백목련 가지마다

하나 둘 연등이 걸리고

그 아래서 비구니가

옷을 찢는다

 

속곳

속속곳 속에

부드럽게 숨쉬는 몸의

긴 그림자가 보인다

 

뜬 눈의 목어도

헤엄을 멈춘 산사의 밤에

숨 한 번 쉴 때마다 발아래로 떨어지는

부끄러운 속옷 조각들

 

옷을 찢고 있는 그 비구니는

몇 살일까?

번뇌의 세상 옷을 바람날로 찢는

그녀의 밤은

임이 하얗게 그리운 연옥이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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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희님의 댓글

지영희 작성일

<p>언젠가 낙산사에서</p>
<p>장삼이 바람에 날리고 환한 햇살 속에 걸어가는 스님 한 분을 보았지요.&nbsp;</p>
<p>어찌나&nbsp;잘 생기셨던지... 천사라면 바로 저 모습일거라고 생각했지요.</p>
<p>아주 먼 발치에서 보았는데두 그걸 알았으니</p>
<p>얼마나 환한 모습이셨겠어요.&nbsp;</p>
<p>이 시를 읽으니 그 스님이 생각나네요, 뜬금없이.</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