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title05.gif

키쓰는 무장무장 나리고 / 정명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정영애
댓글 4건 조회 2,191회 작성일 14-08-28 23:11

본문

 

 

   그럽디다 차말로.

어느 시인의 말맨치로, 함박눈이 오믄 우새시럽게도 이웃집 남자가 그립습디다.

아 금메, 그 남자 첫사랑을 탁해가꼬. 긍게 거시기, 그 삼월도 요러크름 눈이 내렸는디,

밤하늘은 아조아조 꺼매서 눈송이는 메밀꽃맹키 빛나등만. 다방 갈 돈도 없는 우리는

뿌담시 동네를 멫 바쿠나 돌았당께요.

그 머시메가 손목 끌고 간 어느 골목길, 배람박에 뽀짝 붙어가꼬 대뜸 이럽디다.

키쓰해 주까.

오메, 낯바닥이 뜨겁고 심장이 통개통개, 난 그만 쫌더 크먼이라고. 내빼부렀제.

뽀뽀도 아니고 숭허게. 그라고 키쓰가 무신 동냥이간디,

낭만적 사랑과 사회*만 알았어도 그짝을 가만 놔두덜 않제.

나가 먼첨 프렌치 키쓰를 퍼부숴줬을 거인디, 짚이짚이 들척지근허니. 그려도 그렇지.

그 놈은, 바보 겉은 그 놈은, 사랑도 짜잔허게 허락받아 허는가벼어.

영산강 하구언둑에서 암시랑토 안허게 들어가지 말라고 붙잡던 보짱은 거시기였당가.

포도시 짱구이마에 차디찬 뽀뽀를 허고 보듬아준 그 놈,

주머닛돈 오백원으로 포장마차에서 홍합 멀국을 홀짝이고 홀짝이다…….

집 앞 골목꺼정 왔는디, 땡땡 언 내 손을 잡고 애문 눈길만 푹푹 파제낍디다.

워째야쓰까, 솔찬히 커부렀는디,

입태꺼정 지대로 된 키쓰맛을 몰르는 나는,

오늘맹키로 눈이 오는 날이믄 맬겁시 스무 살이 그리워 눈물납디다.

순전히 고놈의 눈 땜시 애간장 녹습디다.

키쓰는 폭설맹키 와야 허는 벱이지라우, 아먼.

시방 못다 한 키쓰맨치로 눈은 나리고

 무장무장 눈치 없이 나리고

                                                                                                       -제10회 시흥문학상 금상-               

댓글목록

profile_image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


어찌이리 재미있는 시를 올리 셨는지요/ 영애씨가 낭송하듯 귀에 쟁쟁 하네요. </p><p>소정이 개학해서 바쁘실텐데 시를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br /></p>

profile_image

이진여님의 댓글

이진여 작성일

<p>햐 ~~~~ 꼬습다!</p>

profile_image

정영애님의 댓글

정영애 작성일

<p>기회가 된다면 이 시로 걸쩍지근하게&nbsp;퍼포먼스 한 번 </p>
<p>해볼까요?&nbsp;</p>

profile_image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이 시는 딱 영애씨&nbsp; 시네요. 전라도 사투리를 전라도 사람보다 더 전라도 스럽게 하던데 </p><p>길지만 외워서 해보세요. ㅋㅋ</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