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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앨범 3 / 김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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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진여
댓글 3건 조회 3,547회 작성일 14-08-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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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앨범 3

                          김상미

 

시를 우습게 보는 시인도 싫고, 시가 생의 전부라고 말하는 시인도 싫고,

취미(장난)삼아 시를 쓴다는 시인도 싫고, 남의 시에 대해 핏대 올리는

시인도 싫고, 발표지면에 따라 시 계급을 매기며 으쓱해 하는 시인도 싫다.

 

남의 시를 훔쳐와 제것처럼 쓰는 시인도 싫고, 마주보고 싶지 않은

시인이 생기는 것도 싫고, 문화림의 나뭇가지 위에서 원숭이처럼 재주 피우는

시인도 싫고, 밥먹듯 약속을 어기는 시인도 싫고, 말끝마다 한숨이 걸려있는

시인도 싫다.

 

성질은 못돼 먹어도 시만 잘 쓰면 된다는 시인도 싫고, 시는 못쓰는데

 마음씨는 기차게 좋은 시인도 싫고, 학연, 지연을 후광처럼 업고 다니며

 나풀대는 시인도 싫고, 앉았다 하면 거짓말만 해대는 시인도 싫고,

독버섯을 그냥 버섯이라고 우기는 시인도 싫고, 싫어......

 

2004년 마지막 달, 시인들만 모이는 송년회장에서 가장 못난 시인이 되어

시야 침을 뱉든 말든 술잔만 내리 꺾다 바람 쌩쌩한 골목길에 쭈그려 앉아

싫다, 싫다한 시인들 차례로 게워내고 나니

 

니체란 사나이  내 뒤통수를 탁 치며, 그래서 내가 경고 했잖아.

같은 동류끼리는 미워하지도 말고 사랑하지도 말라고!

벌써 그 말을 잊은 건 아니겠지? 까르르 웃어 제치더군

바람 쌩쌩 부는 골목길에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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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

김상미 시인이 시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nbsp;정말 시인이 그래서는 안되는 부분을 쪽집게 처럼&nbsp; 꼭 집어서 표현했네요. 그래도 세상에는 사랑하고 싶은 예쁜&nbsp;시인이 많이 있지요. ---</p><p><br /></p><p>시를 쓰면서&nbsp;동료를 &nbsp;배려하고 챙기고 때론 &nbsp;자신이 선택한 단체에&nbsp;&nbsp;봉사하듯&nbsp; 자기 시간&nbsp;허비 해가며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nbsp;&nbsp;단체를 위해&nbsp;&nbsp;최선을 다해 일하고&nbsp;협조해주는&nbsp;&nbsp;&nbsp; 순전히 제 개인 적으로는 시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그런 시인을 제일 좋아하고 사랑 합니다. &nbsp;</p><p>&nbsp;</p><p>진여씨 재미있는 시 올렸네요. 낭송시 골르다가 재미있거나 좋은 시 있으면 자주 올려 주세요</p><p>홈페이지도 자주 들어오시고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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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strong><font face="돋움" size="3">시인은 시인을 어떻게 볼까&nbsp; </font></strong><font face="돋움">___유용선</font><p><font face="돋움"></font>&nbsp;</p><p><font face="돋움"></font>&nbsp;</p><p><font face="돋움">&nbsp; 김상미의 &lt;시인앨범, 1999&gt;란 시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font></p><p><font face="돋움"></font>&nbsp;</p><p><font face="돋움">&nbsp; "나는 정말 그들을 사랑한다. 너무나 사랑하여 그들 중 아무와도 연애를 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들과 더러 감정이 얽힌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그 추억의 배설물로도 시를 쓴다는 걸 알고는 그들과 절대 연애감정에 휘말리진 말아야지, 맹세했다. 그들은 여자도 남자도 아니다."</font></p><p><font face="돋움"></font>&nbsp;</p><p><font face="돋움">&nbsp; 저런 류의 글을 읽을 때마다&nbsp;내게 드는&nbsp;생각은 언제나 똑같다. </font><font face="돋움">"시인을 왜곡시키는 이는 꼭 시인들 가운데 있다니까!" </font></p><p><font face="돋움"></font>&nbsp;</p><p><font face="돋움">&nbsp;&nbsp;시를 쓰지 않는 시공(時空) 속에서 이른바 시인다운 시인은 정말 드물다. 마치 교단을 떠난 자리에서 선생다운 선생이 드물 듯이. 그러나 사실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불필요한 기대가 커서 실망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등단을 했건, 필요가 없어서 하지 않았건, 하고 싶어도 못했건, 좌우지간 한 때 시를 썼거나 지금도 가끔 시를 쓰는 부류들은&nbsp;세상에 널린&nbsp;<u>매뉴얼 인간</u>들보다는 그래도 그나마 훨씬 선하고 인간답다.&nbsp;</font></p><p><font face="돋움"></font>&nbsp;</p><p><font face="돋움">&nbsp;&nbsp;시인은 시인을 어떻게 볼까? 하는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lt;시인은 오직 다른 시인을 볼 때 그가 남긴 텍스트만 근거로 삼아 시인으로서 그를 평가하면 그만이다. 나머지 면에 대한&nbsp;평가 기준은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야 한다. 시인은 정치가도 교육자도 아니고 금치산자도 아니다.&gt;이다.&nbsp;'시인다운 인간'이란 표현은 관용구로도 써먹지 못할 만큼&nbsp;지극히 편협하고 낡아빠지고 유치하고 폭압적이다.&nbsp;</font></p><p><font face="돋움"></font>&nbsp;</p><p><font face="돋움">&nbsp; </font></p><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p style="margin: 11px 0px 7px; padding: 0px; font-family: Dotum; font-size: 12px; font-style: normal; font-weight: normal;"><font face="돋움"><strong style="padding: 0px 7px 0px 0px;">[출처]</strong> <a href="http://blog.naver.com/penguide/90016944936" target="_blank">시인은 시인을 어떻게 볼까  ___유용선</a><span style="padding: 0px 7px 0px 5px;">|</span><strong style="padding: 0px 7px 0px 0px;">작성자</strong> <a href="http://blog.naver.com/penguide" target="_blank">유용선</a></font></p></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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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님의 댓글

정영애 작성일

<p>아아! 부끄럽다.</p>
<p>저 김상미 시인이 싫어하는 시인의 부류에 </p>
<p>나는 거지반 해당하는 것을....</p>
<p>시도 못쓰면서 성질까지 못돼먹은 나역시</p>
<p>누군가의 토사물이 되었던 적 있었을 것인데요.</p>
<p>나는 가끔 내가 시를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릴때도 있는</p>
<p>삼류도 못되는 시인....</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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