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유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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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찔레꽃>
유금옥
산골 마을도서관 회원들은
하얀 틀니를 끼고 오십니다
오늘은 한글기초를 배우는 김순덕 할머니가 지각하셨는데요 사유인즉, 세수 깨깥이 하고 농협에 돈 삼만 원 찾으러 갔는디, 그동안 배운 이름 석 자 써먹으려고 펜대를 쓱~ 잡았는디, 아, 글쎄! 손가락이 벌벌 떨리고 기가 칵 막혀서리, 그만 내 이름을 잊어뿌랳지 뭐야! 푸하하하
도서관 바닥으로 하얀 틀니가 떨어지는 중입니다
유리창 밖, 찔레꽃잎이 하얗게 흩날리는 중입니다
자신의 이름도 모르는 산새들이 가갸거겨 지저귀는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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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진여님의 댓글
이진여 작성일
<p>찔레꽃같은 서러운 웃음들이 참 재미나게</p>
<p>날립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