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조용한 죽음 /강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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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양 잡는 것을 보면 사람 둘, 짐승 하나가 사랑을 나누는 것 같다
한 사람은 뒤에서 양을 꼭 껴안고 한 사람은 앞발을 잡고 명치를 찔러 애인의 가슴을 움켜쥐듯 심장동맥을 움켜쥐고 가장 고통 없이 즉사시킨다
내가 너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네가 나를 살리는 것이다
속삭이는 주인의 품에 폭 안겨 양은 한 마디 비명도 없이 커다란 눈만 껌벅이고 있다
하늘의 솜다리 꽃이 하강한 양
초원의 말발굽에 밟혀 진동하는 꽃향기처럼 제 몸 냄새를 들판에 퍼뜨리지만 에튀겐*에게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조용히 별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환생을 지켜보는 것 같다
*몽골 대지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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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
긴장감과 숨막힘, 흡인력 --- 잔인한 죽음 그리고 살육을 저토록 아름답게 미화 시켜 표현 하다니 </p><p>시 전체과 반어와 역설인듯 합니다. <br /></p>
이진여님의 댓글
이진여 작성일<p>아............/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