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스타벅스에서 / 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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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이제 남아있는 내가 별로 없다
어느새 어둑한 헛간 같이 되어서
산그늘 옛집에 살던 때 일이나
살이 패이도록 외롭지 않으면
어머니를 불러본지도 오래 되었다
저녁 내 외양간에 불을 켜놓고
송아지 나올 때를 기다리거나
새벽차를 타고
영을 넘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의 나는 거의 새 것이다
그동안 많은 것을 보고
그리워하기도 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내 것이 아닌
나는 저 산천의 아들 혹은
강가에 모래 부려놓고
집으로 가는 물처럼
노래하는 사람
나에게는 지금 내가 아는 내가 별로 없다
바퀴처럼 멀리 와
무엇이 되긴 되었는데
나도 거의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어느 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그 사람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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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영애님의 댓글
정영애 작성일
<p>울고 싶은 가을 날 오후,</p>
<p>꼭 내 마음과 같은 십니다.</p>
<p> </p>
<p>나에게도 지금 내가 아는 내가 별로 없고</p>
<p>너에게도 지금 내가 아는 네가 별로 없어서 </p>
<p>강가에 모래 부려놓고 집으로 가는 물처럼...</p>
이진여님의 댓글
이진여 작성일<p>휘적휘적...</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