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title05.gif

나도 보험에 들었다 / 이상국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이진여
댓글 2건 조회 1,660회 작성일 15-08-15 21:48

본문

 

나도 보험에 들었다/

                                              이상국

 

좌회전 금지 구역에서

좌회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

택시기사가 핏대를 세우며 덤벼 들었지만

나도 보험에 들었다

문짝이 찌그러진 택시는 견인차에 끌려가고

조수석에 탔다가 이마를 다친 남자에게

나는 눈도 꿈쩍하지 않고

법대로 하자고 했다

나도 보험에 들었다

좌회전이든 우회전이든

나는 이제 혼자가 아니다

나의 불행이나 죽음이 극적일수록

보험금은 높아질 것이고

아내는 기왕이면 좀더 큰 걸 들지 않은 걸 후회하며

그걸로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가구를 바꾸며

이 세계와 연대할 것이다

나도 보험에 들었다

댓글목록

profile_image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


지난번에 올린 시 같은데요</p>

profile_image

정명숙님의 댓글

정명숙 작성일

<p>2013년에 권시인님이 올리셨지요. 다시 읽으니 또 새롭네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