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에 대하여 - 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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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에 대하여
장 석 남
못 보던 얼룩이다
한 사람의 생은 이렇게 쏟아져 얼룩을 만드는 거다
빙판 언덕길에 연탄을 배달하는 노인
팽이를 치며 코를 훔쳐대는 아이의 소매에
거룩을 느낄 때
수줍고 수줍은 저녁 빛 한 자락씩 끌고 집으로 갈 때
千手千眼의 노을 든 구름장들 장엄하다
내 생을 쏟아서
몇 푼의 돈을 모으고
몇 다발의 사랑을 하고
새끼와 사랑과 꿈과 죄를 두고
적막에 스밀 때
얼룩이 남지 않도록
맑게
울어 얼굴에 얼룩을 만드는 이 없도록
맑게
노래를 부르다 가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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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은자님의 댓글
이은자 작성일
<p>누구나 바라는 바 아니겠소?</p>
<p>나 돌아간 뒤에 흉물스런 얼룩만 남는다고 생각하면 쓸쓸 하겠죠.</p>
<p>누구의 가슴에 향기로 남기를 바라는 거 너무 이상주의자 일까요?</p>
<p>인간은 모두가 완전하지 못한 존재니까요.</p>
조영숙님의 댓글
조영숙 작성일
<p>맞습니다, 회장님.</p>
<p>그러니 가슴엔 열정, 머리엔 이성을 지니고 살아야죠.</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