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를 포기하다 /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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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을 쌌다
누렇게 빛을 내는 황금 똥
깨어보니 꿈이었다
들은 바는 있어 부정 탈까 발설하지 않고
맨 처음 떠오르는 숫자를 기억해두었다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려운 두 누나 집도 지어주고
자동차를 바꾸고 아내도
아니, 아내는 이쁜 두 딸을 낳아주었으니
남 보는 눈도 있고 하니 좀 더 생각해볼 것이다
직장도 바꾸고
물론 시도 쓰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쓰지도 못하면서 시인이라는 이름이 버겁기만 하고
머리털 빠지는 그 짓을
뚝심 좋은 이정록 같은 이에게나 맡길 것이다
내일 퇴근 길에 들러서 사올까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어디서 로또를 사지
또 뭐라고 말해야 할까 똥 꿈을 꾸었다고 쑥스럽게
그건 그렇고 내가 부자가 되면
화초에 물은 누가 줄 것이며 잡초는 어떻게 하고.....
안 되겠다
로또를 포기하기로 했다
나는 갑부가 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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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조영숙님의 댓글
조영숙 작성일<p>나는 로또를 사야겠다.</p>
이은자님의 댓글
이은자 작성일
<p>난 아니요 </p>
<p>나는 한번도 복권을 산 적은 없소마는 (무슨 무슨 소풍이거나 화전놀이에서나 뭘 타본 적 없으니)</p>
<p>만약 산다고 가정해 보기는 했소.</p>
<p>그리고 그 당첨금도 1억, 10 억 아니 100억? 으로 해 놓고 쓸 데를 꼽아보곤 했소.</p>
<p>세계적으로나 우리나라 에서건 복권 당첨자 들이 왜 하나같이 불행한 결론에 이르는지 이해가 안 돼요.</p>
<p>나는 한 일주일 안에 그 돈 몽땅 다 쓸 자신이 있소. 그것도 아주 멋지게....하 하 하</p>
<p> </p>
정명숙님의 댓글
정명숙 작성일
<p>
작은 행복에 만족하는 삶 그게 시인의 삶이라면?</p><p>이런 의문을 가지니 시를 못쓰지...<br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