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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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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정남
댓글 0건 조회 3,767회 작성일 13-05-1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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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혹 / 문 정 희

 

자궁혹 떼어낸게 엊그제 인데

이번엔 유방을 째자고 한다

누구는 이 나이 되면 권위도 생긴다는데

네겐 웬 혹만 생기는 것일까?

혹시 젊은날 옆집 소년에게

몰래 품은 연정이 자라 혹이 된것일까?

가끔 아내있는 남자를 훔처 봤던일

남편의 등뒤에서 숨죽여 칼을 갈며 울었던일

집만 나서면 어김없이

머리칼 바람에 풀어 헤첬던 일

그것들이 위험한 혹으로 자란 것일까?

하지만 떼내어야 할것이 혹 뿐이라면

나는 얼마나 가벼운가

끼니마다 칭얼대는 저 귀여운 혹들

내가 만든 여우와 토끼들

내친김에 혹 떼듯 떼어버리고

새로 슬며시 시집이나 가볼까

밤새 마음으로 마을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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