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김춘만] 묵은 제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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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제비집
신장개업 집 현관 위에
묵은 제비집
전 주인은 집안의 가구는 몽땅 가져가면서
오래도록 함께 한 제비의 보금자리는
옮길 수 없었나 보다.
현관 유리문을 환하게 단장하던
광고사 직원은 이놈이 걸리나 보다
헐어버려야 할지 두어야 할지
고민하기는 새 주인도 마찬가지다.
영특한 제비들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사람이 드나들 때마다
수도 없이 지절대던 제비는
바깥세상의 꿈을 얼마나 많이 일러주었던가.
하얗게 단장한 신장개업 집
묵은 제비집 하나가 버티고 있다.
신장개업 집 현관 위에
묵은 제비집
전 주인은 집안의 가구는 몽땅 가져가면서
오래도록 함께 한 제비의 보금자리는
옮길 수 없었나 보다.
현관 유리문을 환하게 단장하던
광고사 직원은 이놈이 걸리나 보다
헐어버려야 할지 두어야 할지
고민하기는 새 주인도 마찬가지다.
영특한 제비들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사람이 드나들 때마다
수도 없이 지절대던 제비는
바깥세상의 꿈을 얼마나 많이 일러주었던가.
하얗게 단장한 신장개업 집
묵은 제비집 하나가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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