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시-이화국] 짝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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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하기엔 낯 설어 너무 먼 너
산다는 일은 너와의 숨바꼭질
오늘도 꼭꼭 숨은 나를 네가 찾지 못했음으로
아침에 홀로 일어나 머리 빗고
저녁에 자리를 편다
내가 너의 팔을 베고 누을지
네가 내 가슴에 안기어 잠들지
엎치락 뒤치락 비켜갈 수 없는 그날을
예감하면서
정면에서 만난다는 두려움 속에
몇 번인가는 만났었다는 기억이 있다
등 뒤에서 훔쳐보는 너의 눈길에
다리 휘청이고 발은 헛 놓이고
피 흘려 일군 수확을 탐내어 앗아갈
너임을 알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등 마주 붙어 태어난 쌍동이의 운명 때문이다
너 죽음이란 이름을 가진 내 삶의 짝궁
다만 얼굴을 볼 수 없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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