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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조외순 - 곰배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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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60회 작성일 15-01-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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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을 적시던 사랑의 눈물아
하늘을 향해 굳어 버린
심장을 두드려
봄을 일깨워다오


아득하여 그리운 그대의 눈빛
연두빛 햇살로 스미면
초침령 소식을 안고 온
살랑바람은
우듬지 처녀가슴을
봉긋히 세우는데


피 맺힌
노란 피나물 절규로 흐드러질 때
홀아비바람꽃 창백한 고개 숙이니
얼래지는 숨어 본 산신이라네
자식을 품은 이무기
깊은 풀섶에 숨어들어
지키고픈 사랑을 안고
천남성으로 피었다 지고


속새로 향불 피워
슬픈 넋을 달래던 뜨락에
계절마다 자식꽃이 피어나니
멧돼지 밤길을 연 취기에
산허리 부서져 내린다


대청봉 점봉산 빙긋한 웃음
능선으로 붉게 번지면
적요는 강선리 삽짝을 걸고
못 다 이룬 옛사랑의 전설이
애기나리의 긴 밤 위로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