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2014년 [ 시 - 양양덕 - 비 오는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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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설악산을 먹어치우고
이제
아파트를 먹고 있다
희뿌연 망토 아래
세상을 쓸어 담으며
검푸른 바다마저 삼키려한다
저만큼 우산을 쓰고 가던 아이
서둘러 계단을 뛰어 오르던 아저씨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검은 구름만 허공을 짓누르며
정복을 서두르고
한가닥 파란 하늘 꿈꾸던 바람
그만 숨이 멎어버렸다
기척도 없이 스멀스멀
게걸스레 시간을 삼키고 있는
비 오는 날 유리창 밖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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