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2014년 [ 시 - 양양덕 - 겨울나무 ]
페이지 정보
본문
쭉 뻗은 나무의 힘줄
불끈 힘이 솟구친다
겨울 산등성이
손바닥만 한 부끄럼도 없노라며
속살 훤히 드러내고
추위를 호령하며 서 있다
떠나지 못한 가을 한 조각
누런 얼굴 바스락 매달려 있건만
차가운 허공을 받쳐 들고
그저 무언의 함성뿐
어디선가 까치 한 마리 날아와
거만한 손끝에서 씨앗 한 톨 물어간다
남녘에서 싹 틔워 머지않아
샛노란 향기로 실어 보내리
겸손한 옷 한 벌 입히우리
겨울나무에게
- 이전글[ 시 - 양양덕 - 빈 의자 ] 15.01.12
- 다음글[ 시 - 양양덕 - 이별 연습 ] 15.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