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채재순] 마당 가득 외로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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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가득 외로움을 쓴다
강아지를 놔두고
외출했다 돌아오니
마당 가득
플라스틱 그릇, 비닐봉지,
흙투성이 장갑을 물어다 놓았다,
무슨 연서처럼
플라스틱을 이빨로 꼭꼭 씹고 나면 올까
비닐봉지를 빨다보면 올 거야
회화나무 그늘에서
하염없이 애진 마음으로
기다리다 지쳐서
꽃밭에 봉숭아꽃, 과꽃을
온몸으로 쓰러뜨려 봤지만
영 오지 않았다는 거지
하여 먹지도 못하는 것들을
질근질근 씹으며, 물어뜯으며
외로움을 쓴 거야
강아지를 놔두고
외출했다 돌아오니
마당 가득
플라스틱 그릇, 비닐봉지,
흙투성이 장갑을 물어다 놓았다,
무슨 연서처럼
플라스틱을 이빨로 꼭꼭 씹고 나면 올까
비닐봉지를 빨다보면 올 거야
회화나무 그늘에서
하염없이 애진 마음으로
기다리다 지쳐서
꽃밭에 봉숭아꽃, 과꽃을
온몸으로 쓰러뜨려 봤지만
영 오지 않았다는 거지
하여 먹지도 못하는 것들을
질근질근 씹으며, 물어뜯으며
외로움을 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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