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채재순] 그렇게 저녁이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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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저녁이 오고 있었다
달맞이꽃 가득 핀 강둑 위로
저녁 산책을 나서자
미루나무 근처부터 어두워진다
지나오는 길에
구정물을 한참 들이켜더니
몇 걸음 못 가
오줌을 찔끔거리며
제가 가는 길을 표시하는
우리 집 강아지
저마다 제 구역을 넓히느라
혈안이 된 세상에
저녁이 오고 있다
강아지는 나를 앞질러 가고
그 기척에 놀랐는지
오리 떼 후드득 날아오른다
그렇게 저녁이 오고 있었다
달맞이꽃 가득 핀 강둑 위로
저녁 산책을 나서자
미루나무 근처부터 어두워진다
지나오는 길에
구정물을 한참 들이켜더니
몇 걸음 못 가
오줌을 찔끔거리며
제가 가는 길을 표시하는
우리 집 강아지
저마다 제 구역을 넓히느라
혈안이 된 세상에
저녁이 오고 있다
강아지는 나를 앞질러 가고
그 기척에 놀랐는지
오리 떼 후드득 날아오른다
그렇게 저녁이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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