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호2005년 [시-채재순]초등학교 동창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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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 총무가 보낸 휴대폰 편지
한 남자 동창생이
현장 승강기 추락 사고로 입원했다는,
1년 이상 치료가 예상된다고
친구들의 성의를 모아보자는
따뜻한 마음을 돌린 것
옥시기라고 놀려댔던 그 시절,
별로 화내는 기색 없이
황소처럼 웃던 옥균이
어쩌면 칡 이파리 따서
산딸기 몇 알 얹어
내게 건넨 것 같기도 한,
얼굴 모르는 그의 가족을 걱정하며
추락하는 옥균이의 허공을 짐작하며
손바닥을 맞대어본다
괜찮아, 난 괜찮아 하며
계면쩍게 웃을 친구에게
고향 뻐꾸기 소리라도 들려주고 싶은
유월 어느 저녁나절
한 남자 동창생이
현장 승강기 추락 사고로 입원했다는,
1년 이상 치료가 예상된다고
친구들의 성의를 모아보자는
따뜻한 마음을 돌린 것
옥시기라고 놀려댔던 그 시절,
별로 화내는 기색 없이
황소처럼 웃던 옥균이
어쩌면 칡 이파리 따서
산딸기 몇 알 얹어
내게 건넨 것 같기도 한,
얼굴 모르는 그의 가족을 걱정하며
추락하는 옥균이의 허공을 짐작하며
손바닥을 맞대어본다
괜찮아, 난 괜찮아 하며
계면쩍게 웃을 친구에게
고향 뻐꾸기 소리라도 들려주고 싶은
유월 어느 저녁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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