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테마시 - 이국화 - 가을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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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이 대청봉에서 부터
단풍 들어 외치며 내려온다
눈비 속에 세워온 꼿꼿한 자존심
지금 쯤 느슨히 끈 좀 풀면 어떠냐고
한 잔 술 얼굴 좀 붉어지면 어떠냐고
철없이 색동 옷 입고
들썩들썩 어깨춤 한 번 춰 보지 않겠냐고
오늘 끝내도 내일 문 닫아도
미련은 둬서 뭘 할 거냐고
한 마디 핑게 따위 말발 안 서면 어떠냐고
쭈그렁 밤송이 알몸 하나 보이라면
부끄럼도 한 때
웃통 벗는 용기 쯤이야 내볼만 하잖느냐고
세상 넓은가 구름 타고 떠난 여행
수 십 년 온갖 데 돌아
모래알 자기 존재 보고 왔잖느냐고
빈 손으로 시작한 장사
손 털면 어떠냐고
복은 뒤웅박 우르르 굴러가다 아무데나 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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