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테마시 - 김춘만 - 성진 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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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이 고향인 장인께서 돌아가셨다 .
평생 고향 찾다가 가신 분이었기에
쓰러지신 자리에는 바다 넓은 성진이
떠오를 만 했다 .
오십년 기다린 귀향이 이렇듯 갑작스럽다는 걸
누가 소리쳐 알려주지 않아도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받아드리고 있다 .
일흔 다섯 동갑이 울고 있다 .
함께 월남한 아저씨는 성진 고개 너머
외진 마을을 펼쳐놓고 꺽꺽 우셨다 .
그런 울음은 첨이었다 .
살점이었다가 뼈가 되는데
그것이 가슴에 닿으면 바다가 되어 출렁거렸다 .
북에 둔 아들은 살았는지 죽었는지
이 땅에서 태어난 딸들은
방북신청서 만들 때 찍은 근사한 사진 앞에 섰고
엎드려 술 한 잔 부어놓고
일어나지 못하는 고향 사람들은
촛불 아래 출렁이는 바다를 만나는지
눈빛 점차 아득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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