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테마시 - 朴明子 - 청호동 갯배는 만삭이었다 ]
페이지 정보
본문
겨울 새벽
영하의 기온 속에 눈발 조차 흩날리는
청호동 갯배
아바이는 새벽 4시를 열고
명태바리 나갔고
동해 수평선에서 날아온
눈 푸른 괭이갈매기들
표범보다 날카로운 송곳니로
ㅋㅋㅋㅋ 갯배머리를 쪼아대었다
오마니는 펄펄 뛰는 생태를 고봉으로
고무 함지박에 담아 머리에 이고 섰다
자전거를 끌고 배에 오는 면서기 아저씨
강아지를 데리고 할마시 한 분도 배에 올랐다
책가방을 들고 서있는 미래의 꿈나무들 …
살아있는 풀잎 같은 생명체들이
빙산 같은 동체를 입김으로 움직여서
청호동을 떠밀고 갔다
청호동 갯배는 아침마다
만삭이었다
- 이전글[ 초대글 - 박무웅(속초문화원장) - 갈뫼와 함께 했던 추억의 나날들 ] 14.01.20
- 다음글[ 테마시 - 김춘만 - 성진 바다 ] 1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