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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조영숙 - 영금정 등대에 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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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69회 작성일 15-01-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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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그리운 날엔 등대로 간다
오도 가도 못하는 말들
심장에 갇혀 붉게 멍들면
일 분에 오 초
소리칠 수 있는 등대로 간다
그대가 미치도록 보고 싶을 땐 등대로 간다
수평선만큼 긴 통증의 터널
아무 곳에나 아무렇게나 있는 그대를
십 초에 한 번쯤
피할 수 있는 등대로 간다
울음도 사랑이라고
바람의 만트라 허공을 가득 채우면
영금정 등대에 올라
반딧불이처럼 그대를 향해
겨우 실낱같은 모스 부호를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