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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조영숙 - 시장에 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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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79회 작성일 15-01-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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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통 천막 안
올해도 제비가 집을 지었다
지난 봄 내가
오종종한 산수유꽃 같은 걸 구경 다니는 동안
저 아이의 부모는
몇 천 갈래의 길을 물어와
시장 귀퉁이에 가계를 차렸던 것이다
저 어린 짐승도
먼 조상의 피를 따라
별자리를 받아 적으며
자손들을 데리고 올 것이다
북적대던 사람들 떠난 뒤에도
새로운 생계가 고봉으로 쌓이는 좌판
누대에 걸친 끼니가
제비새끼처럼 입을 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