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호1999년 [시-김춘만]호우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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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해 시를 쓰냐고
전신을 적시는 당신 물음에
축축한 나의 답변을 보낼 수밖에 없다.
누구를 위해서
신발 한 켤레 적시는 시를 쓴 일없었다고.
나의 말은
수 십 년을 묶어도 한 줌 향기도 만들지 못할
헛간의 쑥단처럼 마르고 있다고.
아침에 펄펄하던 사람을
저녁에 한줌 재로 흩히고
우리는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고.
당신은 밤새도록 비를 내리겠지요.
전신을 적시는 당신 물음에
축축한 나의 답변을 보낼 수밖에 없다.
누구를 위해서
신발 한 켤레 적시는 시를 쓴 일없었다고.
나의 말은
수 십 년을 묶어도 한 줌 향기도 만들지 못할
헛간의 쑥단처럼 마르고 있다고.
아침에 펄펄하던 사람을
저녁에 한줌 재로 흩히고
우리는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고.
당신은 밤새도록 비를 내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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