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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1999년 [시-김춘만]장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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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53회 작성일 05-04-0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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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바다, 호수가 있고
싱싱한 횟감 많다고
모두가 속초를 살기 좋다하여도
끝내 이곳에 정 붙이지 못하고
장모님은 그저 고향만 그립니다.
한도 서리다 주저앉아
웬만하면 잊을 날도 있겠는데
고모부 가시고 장인어른도 가시고
모두가 떠나신 이 땅을 거저는 못 떠나시겠다고
보는 사람마다 붙잡고 웁니다.
평생을 보이지 않던 울음
참고 사시던 울음 터뜨리니
참으로 큰 일입니다.
장모님 달래줄 세상은 오지 않고
바라보는 자식들만 애가 탑니다.
바다 없어도
산이 없어도 좋습니다.
장모님 살고 싶은 곳에서
진탕 같던 나날들 하루만 말려서
가볍게 터시고
가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살기 좋은 곳에서 살고 싶어하듯이
장모님은 살고 싶은 사람과
살고 싶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