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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1998년 [시-이충희]속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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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mloe
댓글 0건 조회 2,331회 작성일 05-03-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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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행 버스를 탔다
확실치는 않지만 거길 가면 뭔가
수월해질 것 같은
아주 막연한 위안 그걸 기대고 갔다
반쯤 승객이 탄 무정차 속초행 버스는
예정대로 7번 국도를 따라 북으로 가면서
바다도 건성으로 내다보며
산과 집 사람을 스치며 그렇게
속초로 가기 위해 뒤돌아보지 않았다
양양 다리를 건너면서
주문진에다 내려놓을 걸 그랬다 싶은
짧은 후회
옆구리에 있던 바다가 슬그머니 빠져나갔다
(그렇게 놓여나고 싶었다 그 무엇으로부터)
난생 처음 와 보는 듯한 그런 표정으로
버스에서 내려
결국 놓지못한 집착의 끈을 팽팽히
쥐고 있는 땀밴 손을 내려다 보는
또 다른 나와 맞닥뜨렸다

속초는 귀착지가 아니고 그냥 속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