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호1999년 [시-김영미]사소한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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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에 걸린 제비 본 일이 있다.
거미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었으나
제비는 끝내
먼 곳으로 가버렸다.
머지않아 연한 깃털을 헤치고
살을 파먹을 것이다.
서서히 스미는 저물녘의 어둠 속에
우두커니 앉아있으면,
생각난다.
보이지 않는 가는 줄이 옭아맨
제비, 버둥거리는.
그 출렁거리는
어둠의 그물
사소한 어둠의
끈덕지게 질긴 그물망 속에선
투항할 수밖에 없다.
거미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었으나
제비는 끝내
먼 곳으로 가버렸다.
머지않아 연한 깃털을 헤치고
살을 파먹을 것이다.
서서히 스미는 저물녘의 어둠 속에
우두커니 앉아있으면,
생각난다.
보이지 않는 가는 줄이 옭아맨
제비, 버둥거리는.
그 출렁거리는
어둠의 그물
사소한 어둠의
끈덕지게 질긴 그물망 속에선
투항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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