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호1999년 [시-권정남]들꽃차(茶)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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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말린 들꽃잎에
끓인 물을 붓는다
가을 들판 목꺾고 서서
떠날 준비를 하던 구절초가 보인다
수 많은 날 하늘과 눈을 맞추던
노란 꽃술들이 뜨거운 물 속
그리움으로 으깨어진다
향기로 풀어지던 살점들이
바람냄새 풀냄새로
쌉쌀한 전율이 되어 나를 휘감는다
꽃잎과 내가 하나 되는 순간
눈을 감고
들꽃들의 노래를 마신다
가을 방둑 가득
흰구절초가 너풀거린다.
끓인 물을 붓는다
가을 들판 목꺾고 서서
떠날 준비를 하던 구절초가 보인다
수 많은 날 하늘과 눈을 맞추던
노란 꽃술들이 뜨거운 물 속
그리움으로 으깨어진다
향기로 풀어지던 살점들이
바람냄새 풀냄새로
쌉쌀한 전율이 되어 나를 휘감는다
꽃잎과 내가 하나 되는 순간
눈을 감고
들꽃들의 노래를 마신다
가을 방둑 가득
흰구절초가 너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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