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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1999년 [시-권정남]들꽃차(茶)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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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53회 작성일 05-04-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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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말린 들꽃잎에
끓인 물을 붓는다
가을 들판 목꺾고 서서
떠날 준비를 하던 구절초가 보인다
수 많은 날 하늘과 눈을 맞추던
노란 꽃술들이 뜨거운 물 속
그리움으로 으깨어진다
향기로 풀어지던 살점들이
바람냄새 풀냄새로
쌉쌀한 전율이 되어 나를 휘감는다
꽃잎과 내가 하나 되는 순간
눈을 감고
들꽃들의 노래를 마신다
가을 방둑 가득
흰구절초가 너풀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