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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1999년 [시-권정남]완두콩을 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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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42회 작성일 05-04-0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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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을 깐다
속속들이 그리움이 여물어 있다
한 때 나를 싸고 돌던 무지개가
키 순서 대로 깍지 속에 누워있다
한 세월
껍질 밖에서 바람으로 서성이던
내 모습이 거기에 있다
그런 내 삶에 물기가 묻어있다.
내 육신의 껍질을 벗겨 내듯
젖은 완두콩을 깐다
이젠
돌아 갈 수 없는 시간들이
연두빛 보석이 되어
깍지 속에 꼭꼭 박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