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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신민걸]귤 까는 방식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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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1건 조회 2,535회 작성일 06-01-3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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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만나면서 귤 까는 방식이 바뀌었다, 시든 꼭지를 아래
로 해서 잡고 해바라기처럼 헤벌쭉 일일이 벌려 까던 산골짝 낡
은 直感제쳐두고, 미깡(蜜柑) 가운데 엄지를 꾹 질러 넣어 쪽 갈
라내는 섬나라 제주식으로 바꾸었다, 귤 까는 방식이 果然맛을
좌우하는지, 그다지 믿을만하지는 않지만, 거뭇한 돌담 아래 지
천으로 널린 감귤을 누대에 걸쳐 수없이 까버린 탐라 방식을 따
르니, 그것도 역시나 톡톡 터지는 알갱이 반가운 맛인지라, 까 보
일 것 없이 중동무이한 내 싱겁고 물러터진 삶의 방식 또한 더불
어 얹어 씹는다, 입안 가득 터질 듯이 집어넣고 우물우물 달고나
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