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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신민걸]一揮掃蕩雪染山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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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07회 작성일 06-01-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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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새도록 덮인 어여쁜 도둑눈
얌전한 숫눈
늦게까지 꺼지지 않은 가로등 불빛
황혼보다 더 발그레 젖은 창문
내내 넉가래로 눈치는 소리
그리로 다시 눈 고스란히 덮는 소리
밤새 솜이불로 나를 눌러 덮고
삐죽삐죽 돋아난 사람의 집을 깔아 덮고
청초호 가장자리 언 갈대밭 넉넉히 덮고
백두대간 골골샅샅 알뜰히 덮고
애먹는 전쟁에 애꿎은 백성 모아 덮고
치미는 분노와 복수 끝내 덮고
방관과 몰입, 열정과 냉정 끌어내 덮고
만년설을 덮고 빙하를 다시 덮고
지구는 둥글고 참 많이도 늙었다
깜빡깜빡 잠든 틈으로
식은땀처럼 눈 녹은 물 똑똑 듣는 소리
내가 여기 이렇게 살다가 가는가
푸른 동해가 이렇게 얼고
지축이 수시로 흔들리고
나는 자꾸만 속으로 꺼져든다
까마득히 먼데서 밭은 기침소리 들리다 잔다
뽀드득
호이겐스가 타이탄에 내린 숫날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