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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신민걸]雪獄, 산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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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72회 작성일 06-01-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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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얽은 나무 길에서
굴참 졸참 오리 사람주 만주고로쇠 서어
작살 당단풍 개옻 참회 붉 물푸레
쪽동백 야광 느릅 다릅 함박
눈 맞는 이 옥살이
念珠알처럼 단단해지는 창살
안에서 가부좌 튼 사람
난 서어나무가 참 좋아
난 서어나무가 참 좋아
귀기울이면
山만한 키를 넘어서
저 멀리서 달려오는 말발굽소리
내 얼얼한 귓불 風磬을 때리고
성난 파도를 재우고 큰 바다까지 얼리며
대체 어디까지 내쳐 달아날 것인가
가두고 앉아
풀어놓는 길
앙상하지만 쪽 곧은
나무 위로 아득히 휘몰아치는 눈보라여
난 서어나무가 좋아
난 서어나무가 참 좋아서
타박타박 걷다 서다 산을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