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35호2005년 [시-박대성]가죽 새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62회 작성일 06-01-31 10:56

본문

“여보, 여기”
창 밖으로 아내가 새 한 마리 날려 올립니다
훨훨 훨훨
우리 소망의 정점을 향해 날아 오르는 가죽 새 한 마리
그 안착을 잘 겨눈 아내의 젖은 손목
가붓하게 이륙하는
우리의 골목
地上의 여기까지는 손닿을 듯 보이지만
구름 같은 층층계가 아침운동으론 벅찬 듯 해서
반지하 창살 사이로
아내가 날려 올리는
닳고닳은 얼룩 날개 새 한 마리
훨훨 날아 오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