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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박대성]안티푸라민에 관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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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35회 작성일 06-01-3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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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의 화단에 자라던 우리들의 말들은
푸르른 잔디였을까
초롱한 이슬이었을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아서 아팠던
그래서 화단 가득 꽈리같이 돋던 초록의 물집들
뱉어 놓으면 벌되어 나비되어 날아다니던
아가야, 말이 고단해져서는 안된단다...... 발라주시던 안티푸
라민
입가에 꿀같이 흐르다 잔디 씨 같이 맺히던 맑은 수포들
떠도는 말들이 모두 열매가 되는 건 아니었지만
따끔따끔하기도 했던 작은 비밀들이
채송화, 분꽃 씨처럼 영글던
무명 손수건 같은 사람이
입가에 고인 맑은 진액을 닦아주시던
그래서 입안까지 환해지던
몸 안까지 환해지던
우리 무엇이 되려한다는 것을
중얼거리기만 해도
환해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