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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조인화]삼봉동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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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60회 작성일 06-01-3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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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지루했다
길들은 질척거렸고 귓불을 치고 가는 바람에
마음만 끝없이 허허로웠다
산이 내게 보여주고자 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먼 수평선을 볼 수 있는 산을 더 오르며
저렇듯 태연히 분노를 삭인 새 이동하는 큰 날개짓
차가움으로 빛나는 가슴에
목선 한 척 물길을 간다
그렇다
굽어져서 내려다보면 까마득했던 모든 날들에 길이 있었다
눈 덜 녹은 산등성이 밀치고 성급히 피어있던
분홍 진달래
녹음이 짙어지기 전 이미 뜨거워진 뿌리의 힘으로
모락모락 아지랑이 피는 산을 몰고
보내고 다시 떠나는 단일로
오래된 길을
이제는 눈물이듯 바람이듯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