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35호2005년 [시-조인화]도루묵 알탕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24회 작성일 06-01-31 11:36

본문

꽁꽁 뭉쳐진 도루묵 알
도루묵 한 마리를 먹는 것은
수천만 마리를 먹는 것
겨울이 시작되면
을씨년스런 햇살 내려앉는 판장에 앉아
그물을 깁는 아낙들의 항해가 시작되고
헤아릴 수 없는 바다를 신 새벽에 안고 가는 어부들의
목숨을 건 투기
어딘가에 숨어 있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고기떼
그러나 단한번의 만선을 기대하며
그물을 올린다
살아서 올라오는 도루묵
갑판에 튀겨진 물 곧 살얼음 되고
입고 선 갑바 옷엔 고드름 같은 얼음 조각들 매달려 있다
돌아와 도루묵 알탕 한 냄비와 마주 앉으면
시름 잊는 뱃길
비린 뱃고동 소리 울리는 항구는
물갈퀴가 된다